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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사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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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사는세상/교육

왕의 계승

담비 2021. 1. 24. 22:55



왕위를 계승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여러 신하가 그래서는 앞날의 무사함을 보장할 수 없다, 어린 왕을 쫓아내기 위해서 무슨 일을 꾸밀지 알 수 없다며 반대합니다. 실제로 그런 일이 바로 다음의 단종시대에 일어났지 않습니까. 어쨌든 이런 이유 때문에 신하들이 이구동성으로 대답합니다.

어진 이를 골라서 왕으로 세우시길 바라옵니다."

그러자 태종이 말합니다.

"그러면 경들이 어진 이를 말해 보아라."

하지만 이 대목은 신하들로선 굉장히 위험한 순간입니다. 왕자 누군가의 이름을 댄다는 것은 목숨을 거는 것이었습니다. 대신 이렇게 대답

합니다.

"아들이나 신하는 아버지나 임금만큼 잘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직접 고르

다시 태종이 말합니다.

"중대군이 전성이 하고 문을 게을리하지 않아서 유지더운 날씨라도 밤을 세워 글을 읽는다. 또 싱지에 내한 대체를 알아서 대나 나라에 큰일이 생겼을 때 의결을 내 소신이 신지 않고 1

왕의 조건 89

또 그 아들 중에 장차 크게 될 자격을 지닌 자가 있으니, 내 이제 충녕으로세자를 삼고자 하노라.”(태종실록》 18/06/03

그러니까 태종은 충녕을 선택한 이유로 배우기를 부지런히 한다는것을 첫 번째로 꼽았습니다. 공부를 잘 하는 것은 이씨 가문에서는 아주 중요한 조건이었습니다. 이성계가 무인이었기 때문에 이성계 가문에서는 성균관 출신의 지식인들, 유학자들에게 열등감을 가지고 있었

습니다. 다행히 태종부터 과거의 문과에 급제했지만, 그 아들 양녕이 공부를 안 하면, “무인 이성계의 후손이 그러면 그렇지.”라는 말이 나올수도 있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싸움만 잘 하는 가문이 아니라 공부도 잘 한다는 것을 만천하에 보여주고 싶었던 것입니다. 따라서 충녕대군이 학문을 좋아하여 밤새도록책을 읽는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었습니다. 아마도 우리 역사에서 공부를 잘 하는 것이 국왕의 조건이 된 최초의 사건일 것입니다.

큰일이 앞에 닥쳤을 때충녕은 매번 비상한 의견을 낸다.

두번째가 정치의 대체를 안다는 것입니다. 정치의 대체, 다시 말해 다스림의 본질을 안다는 것인데 이것은 매우 중요한 사항입니다. 다만 이말이 너무 막연하다 싶으니까 태종은 바로 부연설명을 합니다.

"큰일에 지했을 때 매번 의견을 세출했는 네 세출하는 의 건마나 모두 법상지
9) 세종처럼

않고 뛰어났다.”

다른 사람보다 뛰어난 의견을 많이 내고, 현실정치에 도움이 되는 찾조적인 생각을 많이 했다는 이야기입니다. 한마디로 충녕대군은 이상과 현실의 조화 속에서 현안처리 능력을 갖고 있다는 말입니다.

그 다음 마지막으로 장차 크게 될 자질을 갖고 있는 자식이 있으므로 왕위계승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합니다.

이러한 세 가지 이유를 들어 태종은 신하들에게 “그래서 충녕이다.라고 합니다. 그 후 태종은 백성들에게 양녕이 아니고 충녕에게 왕위를 넘겨준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어진 세자를 세우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대의다. 또한 죄 있는 자에게 벌을 주고 폐하는 것은 국가의 마땅한 법규다."

이어서 태종은 왜 양녕이 안 되는가를 말합니다.

“내가 일찍이 양녕을 세자로 세웠으나 학문을 좋아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성색聲色(놀이와 여자)에 깊이 빠져 있다."

이성을 좋아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모든 사람들의 당연한 본능이고 자연스런 이치겠지만, 양녕의 경우는 깊이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한다는 점이 문제였습니다. 특히 그가 어리라는 여자를 만나서 완전히 폭빠져버렸는데, 이게 국왕의 결격 사유가 된 것입니다. 게다가 양성은 고칠 마음씨'이 없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결정적인 이유였습니다.
왕의 조건 91

양녕은 여색에 빠져서 고치려고도 하지 않는다.

아무리 잘못이 있다 할지라도 나이가 들면 고칠 것이라고 믿어왔는데, 나이가 들수록 심해진다는 것입니다. 잘못을 뉘우치고 고치기는커녕되레 성을 내면서 대들었습니다.

"아버지는 후궁을 마구 들이시면서 왜 내 첩들은 몰아내십니까!"라는 글을 양녕이 올렸는데, 이것을 본 태종이 상당히 당황합니다. 줄곧 혼나기만 하던 아들이 부쩍 자라서 '왜 때리느냐'고 대들 때 아버지가 겪는 당혹감이랄까요. 태종은 “세자는 내가 잘 되라고 하는 말을 싫어

한다. 장차 가르치기가 어렵겠다.”고 합니다. 일종의 포기선언이지요.

양녕은 왕이 될 기본적인 자세가 안 되어 있다는 게 태종의 판단이었습니다. 여기까지는 사도세자와 비슷한 부분입니다. 그러나 양녕대군은 사도세자처럼 군사문제에 개입해서 쿠데타의 위험을 만든다든가 아니면 따로 당파를 만들어 대립하려고 하지는 않습니다. 그 덕분에 죽음에

까지 이르지 않았던 것이고요.

다음으로, 왕위계승傳의 형식에 관한 것입니다. 어떻게 왕위를 넘겨주느냐는 것인데 이미 여러 차례 전위 소동을 겪었던 신하들이었기 때문에 이번에 정말로 왕위를 물려줄 것인가에 대해 다들 의구심을 가지고 지켜봅니다. 태종이 진짜로 왕위를 물려주려고 하는데 그것을 모르고 반대하다가는 벌을 받을 것이고, 그렇지 않은데 눈치 없이 찬성하다가는 민무구 형제처럼 죽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왕의 마음을 눈에 보이게 가시화시켜주어야 하는데 그것은 결국 의식적인 절차(의례)밖에 없습니다. 정치의식을 통해서 진짜 내 마음92 세종처럼

이다'라는 사실을 보여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지극히 공정한 마음으로나라의 근본이 되라.

그런데 그에 앞서 태종은 충녕을 세자로 세우면서 다음과 같은 부탁을합니다.

그 첫째로, “누구를 세자로 세우느냐 하는 것은 인심을 얻거나 잃는관건이다. 따라서 원량元良을 가리어 나라의 근본을 바로 잡으려 할진데 오직 지극히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오늘날도 마찬가지이지만 나라의 지도자가 되려면 “그 마음에 지극한 공정함이 있는 것은公"이 매우 중요합니다. 만약 그렇지 않고 사사로운 마음을 가진 사람이 중요한 자리에 앉게 된다면 그 나라는 그 순간부터 혼란에 빠지고국력은 쇠퇴할 것입니다. 따라서 대권후보자의 마음가짐을 잘 가려내

는 것이 중요합니다.

태종이 충녕에게 왕위를 물려주려 한 것은 바로 그의 “지극히 공정한 마음"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입니다. 이어서 태종은 충녕에게 사랑과

공경으로 어버이를 섬기라고 말합니다. 세자나 왕의 효도는 단순히 가인의 문제가 아니라 온 백성들에게 모범이 되는 것이고, 가장 효과적인

교육정책의 효과를 갖습니다. 실제로 충녕은 이것을 그대로 다 따릅니

다.

다음 두 번째는 국왕으로서 항상 신중하게 일을 처리하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세 번째는 총명한 자질을 키우고 배움을 즐겨서 공부를 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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